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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에 관하여(2)
    카테고리 없음 2022. 5. 28. 07:48





    사도 바오로씨의 사랑에 관한 생각을 자세히 살펴보자.


    1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언변, 능력, 지식, 믿음, 헌신... 모든 선함이, 모든 재능이 있더라도 사랑이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한다.


    4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5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6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7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내, 온유함, 진리를 기뻐함을 말한다. 인내를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는 데에 주목할 만하다. 사랑은 인내를 기반으로 한다. 즉각적이지 않다. 즉각적인 것은 감정이다. 여러 번 일기에 썼듯이, 감정은 즉각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자동반응 촉진제다. 고도로 진화된 생존기계로서 특정 행동을 빠르게 하기 위해 감정이 일어난다. 사랑을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의 감정은 쾌락이거나 안도감이거나 감동 같은 것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최종적인 상태이거나 거대한 감정의 총체로 봐야 한다. 결과물에 가깝다. 인내하고 진리를 추구하며 나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 도달하는 어떤 지점이다. 그 심리적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 바오로는 이런저런 조건을 이야기한다. 시기하지 말라. 자랑하지 말라. 교만하지 말라. 무례하지 말라.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말라(아주 중요). 화내지 말라. 악에 빠지지 말라. 불의를 기뻐하지 말라. 사랑은 이런 마음에 깃들지 않는다. 특히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는 절대 사랑이 있을 수 없다.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랑을 받은만큼 줬는데요? 주고 받는것, 준만큼 받기를 원하는것, 받은만큼만 주는것은 거래다. 거래에는 사랑이 없다.


    8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9우리가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10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11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12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지식도, 능력도, 믿음도 모두 낮은 의식에서 행하는 것들이다. 고차원적인 메타인지가 필요 없다. 화성에 로켓을 쏘는 과학을 안다 한들 자기 머리속에서,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통찰하지 못한다. 다른 영역이다. 무의식과 욕구,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자아와 자기를 모두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과 이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인식하면 통합성이 올라가고 의식이 높아진다. 부분적인 인식에서 온전한 앎으로의 성장이 바오로씨가 말하고 싶은 바이다. 메타인지는 종교적 깨달음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늘날까지 수천년 살아 내려온 종교들에는 모두 메타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깨달음, 알아차림, 관조, 내려놓음, 인내, 사랑... 다 같은 말이다.


    13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소망교회보다 사랑의교회가 쎄다는 얘기가 아니다. 모든 긍정감정 중에 가장 영향력이 강하고 가장 근본적인 것이 사랑이라는 말이다. 믿음과 소망이 항상 있다는 말에도 의미가 있다. 믿음, 비단 종교적인 믿음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관념은 항상 존재한다. 인간은 관념 속에서만 살 수 있다. 인간의 상상하는 능력은 축복이자 저주이다. 그 믿음에서 기대가 나온다. 그 소망이 이뤄지면 기뻐하고 이루지 못하면 슬퍼한다. 기대가 불안을 만든다. 믿음과 기대의 싸이클은 이전 일기에서 자세히 다루었다. 이 싸이클에서 벗어나는 제일의 방법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해라. 조건없이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인내하고 끊임없이 깨달음을 찾아라. 교만하지 말고 이익을 얻으려 하지 말아라. 여기에 행복이 있다. 나는 하나님을 믿지도 않으며 예수를 믿지도 않고 바오로는 더더욱 믿지 않는다. 하지만 바오로의 가르침은 나의 깨달음과 맞닿아 있기에 나는 바오로를 사랑하고 고린도전서를 사랑하고 성경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사랑한다.

    이 사랑은 당연히 에로스적인 사랑은 아니다. 플라톤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정신적(Stergethron) 사랑에 가깝다. 사랑에는 수많은 분류가 있다. 에로스, 아가페, 필리아, 루두스, 마니아... 사랑에 관한 생리학적인 연구들도 많다. 사랑을 느낄 때 인체에서는 도파민, 에피네프린,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의 호르몬과 페로몬의 파티가 펼쳐진다. 다음 편에서 사랑의 분류와 생리학에 대해 다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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