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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욕구카테고리 없음 2022. 8. 26. 13:33
어릴 때는 레고를 정말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레고에 그만한 돈을 쓰기 아까운 어른이 되어버린 이유로 사지 않는다. 성인이 되고 2013년쯤 다시 레고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한의대를 졸업하고 미래에 대한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마통을 탕진하며 레고를 수백만원치 사 모았다. 레고는 단종되면 재테크 효과도 있다는 핑계로, 나중에 돈 벌어서 마통은 금방 메운다는 핑계로. 레고를 둘 곳이 없어지자 그만두었지만 지금도 레고는 갖고 싶다. 어릴 때 내가 얼마나 레고를 갖고 싶어했는지, 부모님은 이런저런 조건을 걸어 레고를 사 주겠노라고 약속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부분 학업성취도에 관련된 딜이었던 것 같다. 성적이 잘 나와서 레고를 받을 때의 기쁨. 레고는 단순 장난감이 아니라 트로피였다. 내가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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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을 떠나며카테고리 없음 2022. 8. 6. 14:05
나는 평생 20번 이상의 이사를 했다. 학창시절만 해도 개포동-양재동-대치동을 다섯번 정도 옮겨다녔다. 성인이 되고는 회기동, 이문동, 몬트리올, 샌프란시스코, 양구, 광교, 하남, 화곡동, 부천, 망원동, 잠실까지. 3달이하 짧게 살았던 일산과 봉천동 등등 많이도 돌아다녔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도 잦은 이사에 한몫하지만, 한곳에 몇달 이상 살면 지겨운 마음이 든다. 떠나고 싶어진다. 소위 정 이라는, 익숙함에서 오는 집이라는 편안함이 느껴지기보다는 일상의 권태와 답답함, 압박이 느껴진다. 절대 동네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간사한 마음이 그런 투영을 하게 되는 것이다. 6월 중순 7개월간의 망원동 생활을 정리했다. 망원동은 아주 마음에 드는 동네였다. 어떤게 마음에 들었던걸까. 작은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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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뿌리카테고리 없음 2022. 7. 26. 18:04
첫 개원은 양수 개원으로 많은 것이 갖춰져 있었다. 그 당시에는 3주 만에 양수 개원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그것도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비용도 두배 이상 들었다. 인천의 B급지에서 서울의 A급지로 옮기니 임대료도 두배는 아니지만 50% 이상 높아졌다. 양수 개원에서 가장 큰 장점은 기존 환자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새로운 시도를 꺼려하는 법이다. 특히 내 몸을 맡기는 의료분야에 있어서는. 원장이 바뀌더라도 많은 분들이 익숙한 한의원이므로 지속적으로 내원했고, 추가 광고로 만들어낸 초진환자와 시너지를 내며 한의원은 아주 바쁘게 잘 돌아갔다. 첫 개원이 쉽게 잘 풀렸던 것 때문에. 또 하루 수만명이 지나가는 길목에 개원했기 때문에. 인테리어 중에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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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기대카테고리 없음 2022. 6. 20. 08:34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문제는 그 만족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개개인의 현실인식이 개인적인 망상에 불과하더라도 불만족은 고통스럽다. 고통을 피해 본인이 인식하는 현실과 기대의 차이만큼 욕망한다. 현실이 기대만큼 좋아지기를 바란다. 이 기대는 다시 불안을 낳는다. 욕구가,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까봐 불안하다. 그 기대를 채워 현실을 바꾸지 못하면 스스로가 너무 못나 보일까봐, 또 다른 사람에게 낮은 평가를 받을까봐 불안해한다. 화살을 쏜다고 해보자. 100미터 앞에 과녁이 있고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활을 쏘는데 과녁에 맞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거리와 바람, 힘을 가늠하여 활을 당기고 놓는다. 놓는 그 순간 화살은 말 그대로 나의 손을 떠났다. 이제 과녁에 가 맞을지, 땅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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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로부터의 자유카테고리 없음 2022. 6. 6. 06:45
법륜스님 가라사대, 고와 락은 하나다. 인생의 고통과 쾌락은 같은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말한다. 음극즉양 양극즉음. 음양은 하나다. 태극은 음과 양이 순환하는 괘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다시 말하지만 고통은 쾌락과 같다. 두려움은 행복과 같다. 빛은 어둠과 같다. 모두 내 마음 속에만 있다. 분별, 구분이다. 그 자체로 하나이고 통합된 전체인데 나눠서 보는 것이다. 고통과 쾌락은 욕구에서 온다. 내가 나의 욕구를 세우고 그 욕구가 채워지면 쾌락,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고통이다. 법륜은 부처님의 깨달음을 유튜브를 통해 나라는 중생에게 알려주었다. 고와 락은 하나다. 고통과 쾌락은 진정으로 하나다. 정말로 같은 것이다. 욕망, 욕심, 욕구 그 무엇으로 이름짓던 간에 내가 원하는 아주 개인적인 내 마음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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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공포증카테고리 없음 2022. 6. 2. 14:51
나는 성공하기를 무서워했다. 정확히는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를 평가받기 두려워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나온 결과가 누군가의 비아냥을 살까봐 열심히 하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열심히 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한 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결과를 두려워했고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끝을 보지 못했던 거다. 결과에 대한 타인의 평가가 두려워서 나도 모르게 성공까지 두려워하게 되었다. 크게 성공하는 건 큰 책임이 따르고 힘들테니 적당히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작게 조용히 성공하려고. 또 실패자는 되기 싫으니까. 이런 마음이 드는 이유는 단 하나다. 나의 초라한 에고를 보호하기 위해. 작고 여리고 소중한 나의 에고가 상처받기 싫으니 타인의 판단을 무서워한다. 어떤 멋진 결과물일지라도 타인은 나를 쉽게 판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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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하여(2)카테고리 없음 2022. 5. 28. 07:48
사도 바오로씨의 사랑에 관한 생각을 자세히 살펴보자. 1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언변, 능력, 지식, 믿음, 헌신... 모든 선함이, 모든 재능이 있더라도 사랑이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한다. 4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5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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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하여 (1)카테고리 없음 2022. 5. 27. 10:21
전세계 베스트셀러이자 수십억이 '믿는' 책에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고린도전서라는 성자 바울씨의 생각모음집에는 사랑에 관한 유명한 구절이 있다. 고린도전서 13장 1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4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5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