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나의 믿음카테고리 없음 2022. 5. 25. 13:40
믿음 하나하나에 대해, 관념 하나하나에 대해 쓰다가 문득 목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믿음 목록이다. 지금은 믿지 않는 것도 있고 못 내려놓은 것도 있다. 계속 믿는 게 유용한 것도 있다. 쓰다보니 너무 많아서 일단 여기까지만. 추가 예정. 몸이 좋아야 한다. 날씬해야 한다. 군살이 없어야 하고 근육이 적당해야 한다. 얕보이면 안된다. 강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 뭐든지 잘 해야 하고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도둑질도 하지는 말아야 하지만 알고 있어야 한다. 당당해 보여야 한다. 성실해야 한다. 게으르면 안된다. 살찐 사람은 게으르다. M자 탈모가 부끄럽다. 코가 너무 둥글다. 턱이 튀어나왔다. 얼굴이 길다. 피부가 깨끗하지 못하다. 손목 발목이 너무 얇다. 패션에 신경 쓰되 오바하면 안된다. 너..
-
호흡카테고리 없음 2022. 5. 23. 13:07
호흡은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동시에 관여한다. 심장과 소화기관등의 불수의근은 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골격근은 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으로, 손가락을 굽히거나 골프를 치거나 하는 동작이 내 의지대로 가능하다. (정말 원하는 대로 운동선수처럼 움직여 주지는 않음...) 호흡은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지만 골격근이 관여한다. 숨을 참는 등의 일시적 조절은 가능하지만 완전히 멈출 수는 없다.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골격근을 이용한다. 쇄골 위주의 어깨 근육을 사용하면 흉식호흡이라고 하고, 복근과 코어근육을 이용하면 복식 호흡이라고 한다. 또 코로 숨을 쉬는지 입으로 숨을 쉬는지의 차이에 따라 구강내 환경에 영향을 주어 입냄새가 심해진다거나 턱이 돌출되는 부정교합이..
-
두려움과 기대카테고리 없음 2022. 5. 22. 08:36
오늘도 두려움에 대해 쓴다. 두려움, 공포, 불안. 나를 지배하고 있는(있던) 감정들. 수많은 감정 중에도 유독 불안과 두려움을 자주 느낀다. 두려움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게 어디서 왔을까. 혹시 이것이 삶 그 자체인가? 두려워서 도망치는 이 느낌이 바로 삶인가?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걸까? 고통, 불행, 가난, 수치심, 슬픔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는 중인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러닝을 나서거나 헬스장을 가는 건 힘든 일이다.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한두가지 뿐이지만, 하지 않을 이유는 수십가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운동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아주 가볍다. 성취감과 함께 가벼운 깨달음이 있다. 별 거 아니었잖아? 실제 직면해보면 별 것 아닌 일에 벌벌 떨었다는 걸..
-
불안카테고리 없음 2022. 5. 18. 20:57
불안은 증상이다. 불안을 만들어내는 원인심리, 욕구, 가치관, 트라우마로부터 발현된 증상. 원인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결과이다. 배가 아플 때, 그 원인은 위암일수도 소화불량일수도 있다. 원인에 대한 진단이 되어야 근본치료를 할 수 있다. 증상에 대한 처치는 대증요법이라고 한다. 소화불량으로 배가 아플 때 진통제를 먹을 것인가, 소화제를 먹을 것인가? 아님 나아가 소화불량을 야기하는 불안장애를 근본치료할 수도 있다. 항불안제, 수면제는 불안이라는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다. 원인치료가 아니다. 과감한 비유를 하자면 엔진 경고등을 테이프로 가리는 행동이다. 엔진 경고등이 보기 싫고 수리비가 두려워도 카센터를 찾는 게 장기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불안을 느끼면 신체적, 정신적 반응이 나타난다. 반응은 불안이라..
-
감정의 이유카테고리 없음 2022. 5. 16. 09:07
감정은 즉각적인 행동을 위해 '필요'하다. 생존에 위협이 될 때 분석하거나 고민하고 자빠져 있으면 호랑이에게 잡아먹힌다. 즉각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감정이 자동반응을 일으킨다. 바스락-두려움-도망-생존. 여기서 두려움을 가장 빨리 느낀 유인원이 살아남아서 자식을 낳고 낳고 낳아서 내가 되었다. 우리 모두는 두려움이라는 생존패턴을 DNA 깊숙이 장착하고 태어난다. 어? 그런데 호랑이가 없네? 뭘 두려워 하긴 해야 할텐데? 재미있는 망상이지만 사실확인이 불가능하다. 최신 뇌과학자들도 불가능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선천과 후천의 구분이 불가능하며 더 나아가 의미조차 없다고 한다. 구분이 안된다는 것이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존재의 이유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했기 때문..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카테고리 없음 2022. 5. 15. 07:43
가끔 불안할 때가 있다. 불안은 두려움의 길 잃은 버전이다. 두려움은 대상이 있다. 높은 곳이 무섭고, 호랑이가 무섭고, 선생님의 회초리가 무섭다. 두려움은 행동의 동기가 되고 삶의 동기가 된다. 두려움으로 살게 되면 그 대상이 없어져도 계속해서 불안을 느낀다. 뭐가 쫓아오지 않는데도 계속 쫓기는 기분이 든다. 불안한 마음은 이유를 찾아 헤멘다. 배가 아프면 왜 아픈지 알기 전까지는 암일지도 모르니 불안하다. 왜 아픈지 알게 되면 해결책이 있어 '보이고' 불안이 조금 가신다. 두려움보다 불안이 더 고통스럽다. 불안하느니 차라리 두려움의 대상을 스스로 만든다. 아! 이것 때문에 불안했구나! 이것만 해결하면 되겠구나! 빌어먹을 해결책을 찾은 무의식은 끊임없이 새로운 두려움의 대상을 찾아 헤맨다. 똥물을 나오..
-
칭찬을 받은 고래는 행복할까카테고리 없음 2022. 5. 13. 08:34
20개월 된 딸이 있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딸이 산책을 아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특히 좋아하는 것은 자기 두발로 산책을 하는 것이라고. 부모 입장에서는 유모차를 타는 것이 월등히 편하다고 했다. 나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니 잠자코 들었다. 친구는 이어서 이렇게 얘기했다. “유모차를 타고 나가면 우리 딸 착하다고 엄청 칭찬해 줘!” 나는 그 말을 듣고 오지랖 넓게도 그런 칭찬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버렸다. 친구를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지금도 없다. 애도 없는 놈이 뭘 아냐고 한다면 할 말도 없다. 변명 같은 마음으로 글을 써 본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여기서의 고래는 미국 씨월드의 범고래다. 훈련사와 범고래의 관계를 얘기하는 건데, 일단 ..
-
수학은 망상이다카테고리 없음 2022. 5. 12. 13:24
오늘 제목도 역시 어그로다. 하지만 사실이다. 수학은 인류의 아름다운 망상이다. 아주 유용하고 강력한, 어찌 보면 불 보다도 더 대단한 인류의 도구이다. 수학은 물리, 생물, 화학, 천문학과 같은 기초학문부터 경제, 정치, 의학, 공학 등 모든 응용과학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실존하는 것이든 아니든, 관찰하고 분석하고 측정하여 기록하기 위해 수학이 사용된다. 수학은 인류에게 있어서 눈이자 귀이자 손발인 것이다. 하지만 수학은 실존하지 않는다. 모두 약속에서 시작한다. 1에 대해 정의하고 2에 대해 정의한다. 무리수, 자연수, 허수, 실수에 대해 정의한다. 이 정의는 모두 약속이다. 사칙연산도 약속이다. 덧셈 뺄셈부터 수천년간 쌓아온 약속. 하나하나 쌓아 올린 거대한 탑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재..